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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숨진 교사 애도하는 검은리본 프사에 아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이라며 항의한 학부모

by qha. 2023. 7. 20.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서울 서초구 서이 초등학교 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 교사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이 초 교사를 추모하던 한 교사가 개인 SNS 프로필 사진을 추모 이미지로 바꿨다가 학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2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이게 학부모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A 씨는 “카톡 프로필 사진을 추모사진으로 바꿨는데 바로 (학부모한테) 문자 왔다”며 프로필 사진과 함께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A 씨는 추모하는 마음도 표시하면 안 되는가 라며 반문을 했다.


A 씨가 바꾼 프로필 사진에는 추모의 의미를 담은 검은색 리본과 함께 “23.07.18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선생님께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A 씨에 따르면 프로필 사진을 추모 이미지로 바꾼 직후인 오전 7시 38분 한 학부모로부터 바뀐 프로필에 대한 항의 메시지가 왔다. 학부모 B 씨는 “이른 아침에 죄송하다. 다름 아니고 선생님의 프로필 사진이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 어린데 선생님의 행동 하나하나가 다 큰 영향을 준다는 거 아시죠?”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 사실관계도 판명 나지 않은 일로 이렇게 추모한다는 걸 드러내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연락드린다며 아이들이 상처받을 수 있으니 언급 자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추모하는 마음도 표시하면 안 됩니까? (아이들한테) 언급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보호자님”이라고 적었다.

누리꾼들은 학부모 반응이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개인의 추모조차 학부모의 허락을 받아야 할 정도로 교권이 땅에 떨어진 현실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글도 많았다.

  
한편 지난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이 초등학교 교내에서 이 학교 1학년 담임인 C 씨(23)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C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파악됐으며,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 발견됐다. A 씨는 1학년 담임을 맡아 근무하던 중 최근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학부모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아 경찰이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 중이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C 씨가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던 중 “선생 자격이 없다”는 등 학부모의 폭언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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